소중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. 내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, 어쩌면 내 안의 무언가를 들여다보기 위한 행위일지 모른다. 사진이 중요한 순간을 포착한 것이라 여겨질 때가 많지만, 사진은 미완의 세계의 작은 파편이다. 이 작은 기념품은 사진을 보는 이에게 사진가가 주는 일상의 간과된 아름다움일 것이다.
나는 우리 주변 매년 같은 자리에 돋아나는 풀들과 물감을 풀어 유영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. 새로운 음을 구성해 음악을 작곡하듯, 알 수 없는 형태와 색이 나를 이끌며 화면 속을 날아다닌다. 나는 멈추지 않고 셔터를 누르며 내 안의 신비를 마주한다.